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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망 제작 실에 대하여 by 염선모

 

(투망 제작 실에 대하여)

(글이 무~척 깁니다. 투망제작 관심없는 분은 걍 패스~ 하시기 바랍니다)

울 회원들께서도 투망제작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하는 분이 꽤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지만 어떤 실을 사용해야 할까..몇 호를 써야 할까 등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았습니다.
해서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투망제작의 실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1. 모노 필라멘트와 합사

실의 단면을 잘랐을 때, 동심원이 하나이냐 여러 개이냐에 따라, 동심원이 1개이면 모노 필라멘트(말 그대로 ‘하나의 선’. 이하 ‘모노선’이라 함)이고, 여러개의 동심원들로 되어 있다면 모노라인을 여러개 꼬아 만든 합사입니다.

가. 모노 필라멘트 라인

모노선의 재질에는 보통 나일론과 카본이 있습니다.

나일론은 비중이 물과 비슷해서 잘 가라앉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물을 먹고,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성질이 변해서 강도가 약해지고, 투명도도 떨어져 뿌옇게 변합니다. 모노라인은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라인의 가운데에 구멍(중공)을 만들어 가라앉지 않는 성질을 오래가게 해 물을 먹지 않게 하거나 코팅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래 사용하다 보면 코팅이 벗겨지고 눌려서 성능저하가 오는 등 수명이 짧지만 다른 줄에 비해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카본은 사실 불소화비닐입니다. 보통 석유화합물에서 만든 재료들은 기본적으로 탄소화합물입니다.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탄소섬유 등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재질로 카본 라인이라고 하는 것은 정확한 명칭이라 볼 수 없고, 불소화비닐이 맞는 것입니다. 이 라인의 핵심은 불소거든요

그런데 불소가 들어가면 화학적 안정성이 매우 높아져 자연상태에서 잘 분해되지 않고, 따라서 자외선에도 매우 강해 별도의 코팅도 필요없으며, 바닷물도 흡수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오래 되어도 강도 저하가 오지조 않고, 라인의 성질변화도 없습니다.

비중도 나일론 보다 무거워 물에 잘 가라앉는 등 장점이 많으나, 대체로 나일론 보다 뻣뻣하여 강력한 매듭 체결이 쉽지 않고 자칫 강한 힘을 주면 끊어질 수 있는 등 투망 제작과정이 녹록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비싸다는 것이 최대 단점입니다

나. 합사

합사는 말 그대로 여러개의 줄을 꼬아서(합하여) 만든 줄입니다.
합사에 사용하는 재질은 크게 나일론과 폴리에틸렌이 있습니다. 나일론을 여러가닥 꼬아 만든 줄이 ‘케블러 합사’이며, 폴리에틸렌을 꼬아 만든 줄이 ‘PE 합사(다이니마 합사)’입니다.

폴리에틸렌사는 인장강도가 매우 크지만 보플이 생기고, 마찰에 의해 쉽게 끊어지기 때문에 미세한 섬유를 여러가닥 꼬아서 실을 만들고 이러한 줄을 다시 꼬아서 만듭니다. 이때 꼬아놓은 실의 개수에 따라 4합사, 8합사, 9합사, 12합사 등으로 분류합니다. 숫자가 커질수록 단면이 동심원에 가까워지고 매끄러워지며 보풀도 적게 생깁니다.

PE는 기본적으로 물을 전혀 흡수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착색도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합사를 염료에 담궈 그 꼬아놓은 실과 실 사이에 염료가 들어가게 해서 색상을 입히다 보니, 쉽게 물빠짐이 생기고, 또 그 사이로 물이 들어가게 되기 때문에 ‘합사는 물을 잘 먹는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원래 PE사는 물을 전혀 먹지 않습니다.

합사는 굵기에 비해 다른 어떤 줄 보다 인장강도가 매우 크고, 보풀만 생기지 않는다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러나 물을 먹으면 실과 실이 달라붙어 투망을 잘 펴지지 않게 하고, 또한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다만, 물을 흡수하는 합사투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우레탄으로 코팅을 하는 투망사도 적지 않게 있습니다.

2. 투망 제작 실의 굵기

모노라인이든 합사든 줄이 굵으면 바람과 물의 저항이 커져 비거리가 줄어들고, 침강속도도 저하됩니다. 반면 굵은 줄일수록 강도가 커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기서 투망을 제작할 때 어느 정도 굵기의 줄을 쓸 것인가 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게 됩니다 .

가. 모노라인

숭어처럼 큰 물고기를 잡기 위한 모노라인은 대개 4호를 사용합니다.
전어가 목적인 경우는 3호를 사용하고, 더 작은 학꽁치나 멸치 등을 잡기 위한 투망에는 2호나 1.5호를 사용합니다.

나. 합사

합사는 인장강도가 가장 크기 때문에 모노 라인보다 가느다란 줄을 사용하는게 좋습니다.
즉, 숭어는 2호, 전어는 1.5호 정도를 사용하면 됩니다.

다. 기계 제작 투망(기계주)의 경우

모노라인이든 합사든 재료의 순도와 제작공정 차이 등으로 인해 실의 품질차이가 발생합니다. 공장에서 기계로 대량 제작하는 투망의 경우 제작단가 문제로 결코 좋은 실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비교적 고품질의 실을 사용하는 손주제작 투망(수제투망) 보다 굵은 실을 사용하게 됨으로써 완성된 투망이 투박하고, 투망을 사렸을 때 전체적인 굵기(밥)이 커지게 됩니다. 실이 굵어 비거리 감소 및 침강속도 저하 현상을 커버하기 위해 납추를 무겁게 사용합니다.

이렇게 되면 장시간 투망을 던지고 사리는 것을 반복해야 하는 투망사의 피로도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격이 무척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어 입문자의 훈련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손색이 없습니다.

최근에는 반수제 투망(그물 원단을 모양에 따라 잘르고 투망 모양으로 이어 붙이 투망)도 있고,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의 인건비가 싼 곳에서 제작한 수제투망도 판매되고 있으나, 오랜 기간 투망을 제작해 온 국내 장인들의 품질에는 많이 미치지 못합니다.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싶으나 글을 읽는 분들의 짜증남을 고려하고, 저 또한 졸려서 이쯤에서 글을 마칩니다.